커튼봉 아래에서 바닥까지 줄자로 쟀고, 그 숫자 그대로 주문했는데 막상 걸어 보니 바닥에 끌리거나 반대로 발목 높이에서 붕 떠 있다면 대부분 측정 자체보다 ‘잰 숫자를 주문 길이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예요.
커튼은 봉이나 레일에 바로 붙어 있지 않아요. 링, 핀, 아일렛 구멍 같은 걸이 부분이 사이에 끼기 때문에 원단이 시작되는 위치가 생각보다 아래로 내려오죠. 그래서 같은 창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거느냐에 따라 주문해야 하는 길이가 달라집니다.
아래 순서대로 재고 계산하면 주문 후에 길이 때문에 수선을 맡기는 일을 꽤 줄일 수 있어요.
커튼 길이 재는 법, 줄자는 어디서 시작할까?
준비물은 줄자, 메모할 종이와 펜, 계산기 정도면 충분해요. 천장 가까이 재야 하니 안전한 의자나 발판도 하나 옆에 두세요.
시작점은 ‘커튼이 매달릴 위치’예요. 이미 봉이나 레일이 달려 있다면 그 위치에서, 아직 설치 전이라면 설치할 높이를 연필로 표시해 두고 그곳에서 잽니다.
줄자를 대는 위치가 먼저예요.
천장에 커튼 박스(레일을 숨기는 움푹한 홈)가 있는 집이라면 박스 아래 끝이 아니라 박스 안쪽부터 재야 해요. 레일이 박스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박스 아래 끝에서 재면 박스 깊이만큼 커튼이 짧게 나옵니다. 현대리바트의 실측 안내에서도 커튼 박스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라고 할 만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부분이에요.
끝점은 원하는 커튼 길이에 따라 정해요. 바닥까지 내릴 거라면 바닥까지, 창 앞에 책상이나 소파가 있어 창틀 길이로 할 거라면 창틀 아래쪽까지 잽니다.
바닥까지 잴 때는 창 한가운데 한 번만 재지 말고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각각 재 보세요. 바닥이나 천장이 완전히 수평이 아닐 수 있어서, 세 값이 다르면 가장 짧은 값을 기준으로 해야 어느 쪽도 바닥에 끌리지 않아요.
잰 숫자에서 무엇을 빼야 할까
여기서부터가 주문 길이를 정하는 단계예요. 기본 계산은 단순해요. 측정한 세로 길이에서 설치 방식이 차지하는 만큼을 빼면 됩니다.
- 커튼봉 + 링: 봉 아래로 링이 늘어지고, 링 아래에 원단이 걸려요. 링이 차지하는 높이만큼 빼야 해요.
- 커튼레일 + 핀(고리): 레일 안의 롤러와 핀 높이만큼 원단 위치가 내려가요.
- 아일렛(원단에 뚫린 구멍에 봉을 끼우는 방식): 원단 윗부분이 봉 위로 살짝 올라오기 때문에 계산 방식이 또 달라져요.
빼야 하는 정확한 값은 제품마다 달라요. 링 지름, 핀 길이, 아일렛 위치가 브랜드와 모델마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주문하려는 제품의 상세 페이지에 ‘제품 길이를 어디서부터 쟀는지’가 적혀 있는지 먼저 보세요. 걸이 위쪽부터인지, 원단 위쪽부터인지에 따라 같은 숫자도 실제 길이가 달라집니다.
이미 링이나 핀이 있다면 계산보다 더 정확한 방법이 있어요. 실제로 쓸 링을 봉에 끼우거나 핀을 레일에 걸어 둔 뒤, 그 걸이 아래 끝에서 바닥까지 다시 재는 거예요. 원단이 시작될 자리에서 바로 재기 때문에 빼는 값을 따로 추측할 필요가 없어요.
마지막으로 바닥과의 관계를 정해요. 이케아는 바닥 길이 커튼을 바닥에 닿도록 내리라고 하면서, 바닥에서 떨어져 있으면 어색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해요. 반대로 바닥에 길게 끌리는 커튼은 분위기는 있지만 손을 더 타고 먼지도 잘 묻죠. 로봇청소기를 쓰거나 먼지가 신경 쓰인다면 바닥에 겨우 닿거나 살짝 뜨는 정도로 맞추는 쪽이 관리하기 편해요.
물세탁할 커튼이라면 길이를 조금 더 생각하세요
집에서 세탁기로 빨 커튼이라면 길이를 딱 맞게만 주문하는 게 오히려 아쉬울 수 있어요. 섬유는 세탁하면서 조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케아도 길이를 잴 때 물세탁할 커튼이라면 세탁 중 수축을 감안해 몇 cm를 더하라고 해요. 바닥에 딱 맞춰 주문한 커튼이라면 몇 cm만 줄어도 바닥에서 들떠 보이기 쉽죠.
그래서 주문 전에 제품의 세탁 표시를 먼저 확인하세요. 드라이클리닝 전용인지, 물세탁이 가능한지, 수축에 대한 안내가 있는지에 따라 여유를 둘지 말지가 정해져요. 원단을 미터 단위로 사서 직접 만든다면 자르기 전에 미리 한 번 세탁해 두면 나중에 줄어드는 걸 줄일 수 있어요.
길이 조절이 가능한 제품이라면 조금 길게 사서 밑단을 접어 맞추는 방법도 있어요. 처음부터 짧게 오면 늘릴 방법이 없지만, 남는 길이는 접거나 수선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길이만 재면 끝일까? 폭과 봉 길이도 같이
길이를 재는 김에 폭도 함께 재 두세요. 커튼 주문은 결국 ‘세로 × 가로’라서 한쪽만 맞으면 다시 재야 합니다.
봉이나 레일 길이는 창 폭보다 넉넉해야 해요. 커튼을 다 열었을 때 원단이 창 옆 벽 쪽에 모여야 빛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이케아는 천 커튼 기준으로 창 폭에 양쪽 최소 15cm씩 더하라고 하고, 현대리바트는 커튼 박스가 없는 작은 창이라면 좌우 10cm 정도 여유를 두고 재라고 해요. 큰 창은 아예 벽 전체 폭을 재는 방법도 있어요.
그다음이 주름이에요. 커튼은 펼쳤을 때 판판한 게 아니라 주름이 잡혀야 보기 좋아서, 원단 폭은 봉 길이보다 넓어야 합니다. 몇 폭을 사야 하는지는 이렇게 계산해요.
- 측정한 가로 길이 × 원하는 주름 배수(자연스러운 주름은 1.5배, 풍성한 주름은 2배 정도)
- 그 값 ÷ 제품 한 폭의 가로 사이즈
- 나온 숫자를 올림한 것이 주문할 폭 수
예를 들어 봉 길이가 200cm이고 1.5배 주름을 원한다면 원단은 300cm가 필요해요. 한 폭이 145cm인 제품이라면 300 ÷ 145 = 약 2.07이니 올림해서 3폭을 사야 합니다. 2폭이면 주름이 생각보다 얕게 나와요.
봉을 새로 단다면 길이에 맞는 브래킷 수도 챙기세요. 이케아 기준으로 140cm까지는 2개, 140~280cm는 3개, 그보다 길면 4개를 쓰는데, 커튼이 무거울수록 가운데가 처지기 쉬워서 이 기준이 더 중요해져요.
창 앞에 가구가 없고 창이 커 보이길 원하면 바닥 길이로, 책상이나 소파가 창 바로 앞에 있다면 창틀 길이로 정하는 게 무난해요. 어느 쪽이든 원단이 시작될 자리에서 재고, 설치 방식만큼 빼고, 물세탁할 커튼이라면 수축 여유를 더하는 순서만 지키면 주문 길이는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답글 남기기